싱그러운 초록으로 뒤덮인 이 숲 속 공원을 걷고 있노라면 달콤한 비자나무 향이 코끝을 간질이지요. 제주시에서 남쪽으로 조금만 가면 나오는 비자림은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산책을 즐기려는 분들에게는 정말 낙원과 같은 곳이에요.
제주도의 비자림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비자나무 숲으로 알려져 있는데요, 2,800여 종의 비자나무가 살고 있고 대부분 500~800년이나 된 나무가 많답니다. 높다란 나무들이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는 산책로는 길이가 5km에 달하며 산책하기 좋게 잘 관리되고 있어요. 중간 중간 나무 껍질에서 풍기는 향긋한 냄새도 음미해 보고 땅에 떨어진 열매도 살펴보세요. 비자나무는 상록수이기 때문에 연중 언제든지 방문해도 푸른 숲을 즐기실 수 있습니다. 4월에 가시면 비자나무에 온통 선홍색 꽃이 핀 장관을 보실 수 있고요, 가을에 가시면 땅에 떨어진 비자 열매를 실컷 담아오실 수 있지요.
비자림 중앙 깊숙한 곳에는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비자나무인 "새천년 비자나무"가 있는데요, 무려 800살이나 먹었다니 대단하지요? 높이는 25미터, 둘레는 6미터에 위로 우거진 나뭇가지는 15미터나 된답니다. 이 나무는 제주도 사람들에게 정신적으로 아주 중요한 상징이 되고 있는데요, 긴 세월을 생존해온 모습이 한국인의 강인한 정신력을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해요.
식물에 관심이 많은 분들께는 이곳 비자나무에 기생해서 살아가는 희귀한 기생 식물도 아주 흥미로운 구경거리가 될거에요. 숲 아래에는 온갖 색상의 난초들이 다채로운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지요. 봄이면 진달래가 만발하고, 가을이면 비자나무 사이로 불타는 듯한 빨간색의 단풍나무를 보실 수 있어요. 연중 어느 때든 풍부하고 다채로운 색상을 뽐내는 이 비자림은 멋진 사진을 찍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랍니다.
비자림을 걸어서 한 번 둘러보는 데는 약 2시간이 소요돼요. 비자림에 가시는 방법은 제주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동회선 시외버스를 타고 세화리에서 내린 다음 여기서 1시간마다 다니는 마을 순환버스로 비자림에 가실 수 있습니다. 비자림은 연중 매일 오픈하며 겨울에는 조금 일찍 문을 닫아요. 소정의 입장료가 있습니다.